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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정책학회 2010 춘계학술대회] 주치의제도의 시행가능성과 과제
 작성자(아이디) hpwebzine  작성자(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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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일 2010.04.14 16:48:00
 수정일 2010.04.14 16:4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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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통신]

 

[건강정책학회 2010 춘계학술대회]

 

주치의 제도의 시행 가능성과 과제

 

 

 

 

 

주   관 일차의료연구회

정   리 Healthy Sphere 편집위원회

 

토요일 오후 4시부터 일차의료 연구회가 주최한 세미나 자리에 사람들이 모여 들었다.

첫 번째 연자로 계명대 은상준 교수는 영국, 프랑스, 미국 등의 주치의 제도 최근 동향에 대해 소개했다. 영국의 경우 주치의 역할에 대한 재정적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법의 변화를 중심으로 발표했다. 영국은 2004년부터 일차의료에 대한 성과 및 질 측정 지표(Quality and Outcomes Framework)를 도입하여 목표 달성 정도에 따른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지역사회 예방접종, 재소자 건강문제, 학습장애인 건강문제 등 지역 특성별로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 추가적인 인센티브를 계약할 수 있다고 한다.

 

프랑스는 1998년 참여를 희망하는 GP와 주치의를 원하는 환자가 개별적으로 계약하는 제도를 시행하였으나 실패하였다고 한다. 그 후 2004년부터 전면적으로 ‘선호의사’를 정하는 제도(Preferred doctor scheme)를 시행하였다고 한다. 2007년 6월까지 81%의 환자가 선호의사 선택하였는데, 선택된 선호의사의 99%는 GP였다. 이렇게 프랑스에서 선호의사제도가 정착된 이유로는 전면적인 강제적 제도로 시행하였고, 이미 비공식적 단골가정의 존재하였기 때문에 국민들의 저항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한다. 이 제도 시행으로 인해 일반의 수입은 증가하였고, 일부 전문의 수입은 감소하였지만 이에 대한 보상이 이루어졌다고 한다. 하지만 선호의사제도 시행 이후 평가에서 서비스 전달 체계 확립 및 비용 절감에 미친 영향은 미비하였다고 하는데, 이 역시 인구의 92%는 비공식적 가정의를 공식적 선호의사로 지정한 것일 뿐이었기 때문에 치료 경로에 별 변화가 없었던 것으로 분석된다고 하였다.

 

미국의 주치의 제도로는 Patient-Centered Medical Home 모델을 소개했다. 현재 다양한 시범사업으로 진행되고 있는 이 모델은 주치의에 의해 생애 전반에 거친 포괄적인 의료서비스와 진료 조정자 역할을 제공하는 것이 목적이다. 질환 중증도와 의사 업무 부담을 반영한 지불 보상제도도 마련되고 있다고 한다.

 

두 번째 강연은 건강보험정책연구원의 윤영덕 연구원이 ‘만성질환 등록관리사업과 주치의제도’라는 주제로 발표하였다. 만성질환 등록관리사업은 고혈압, 당뇨병 환자를 등록 관리하는 것으로 이 사업에 참여한 ‘만성질환관리 단골의사’가 서비스를 원하는 환자를 등록하면 등록관리정보시스템이 SMS, 전화, e-mail 등을 활용하여 투약 및 진료 일정에 대해 환자에게  Recall/Reminder 시켜주고, 상설보건교육센터를 통한 교육과 상담을 제공하였다고 한다. 이 사업은 대구, 광명, 인천 등지에서 시범 실시하였으며, 참여한 환자들에게 진료비 경감 또는 이에 상응하는 포인트를 적립할 수 있게 해주었다고 한다. 진료비 경감 등의 인센티브를 제공받은 대상자들의 경우 참여율이 매우 높았다고 한다. 이 사업의 방식은 중앙에서 지원하여 만성질환자가 단골의사와 진료의 지속성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는 점에서 지금까지 주장되었던 주치의 제도와는 다르지만, 또 다른 형태의 좋은 모델로 검토해 볼 수 있겠다고 제안되었다.

 

세 번째 강연은 가톨릭의대 이재호 교수가 ‘주치의제도 도입의 의미와 그 방안’이라는 주제로 발표하였다. 주치의제도는 1996년 문민정부 시절에 ‘주치의등록제’ 시범사업을 추진하려다 준비 부족과 의사 내부의 반발로 무산된 이후, 국민의 정부 시절 ‘단골의사제도’라는 이름으로 주치의제도 도입 방안을 정부 정책에 포함시키기도 하는 등 많은 논의가 있었으나 아직도 구체적인 실행은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주치의제도 도입의 필요성으로는 의료의 공공성이 결여된 현실에서 3차 의료기관과의 직접적인 경쟁으로 일차의료가 취약해지고 있고, 행위별 수가중심의 지불체계로 인해 과잉진료가 유발되고 있는 현실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이라는 것이다. 이재호 교수는 우리나라에 주치의제도가 도입되면 국민건강보험 제도와 함께 보건의료체계의 효율성과 형평성을 효과적으로 지탱해 주는 양대 산맥을 형성할 것으로 기대하였다. 또한 주치의제도는 일차의료를 강화함으로써 의료전달체계의 효율화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였다. 주치의제도 도입 방안으로는 전면적 주치의제도에 도달하기까지 최소 5년 정도가 필요할 것으로 보고, 준비기(약 3년) 동안에는 제도 실행방안과 매뉴얼 마련, 의사대상 공청회, 연수교육 시행, 소프트웨어 개발 및 정보체계구축, 주치의제도의 기반 구조 구축을 위한 입법(‘가칭’ 일차의료 특별법 제정) 활동을 해야 하며, 2년 정도의 시범사업을 거쳐서 전면 시행하도록 하자고 주장하였다.  

 

연자들의 발표 이후 활발한 토론이 진행되었는데, 지정토론자인 개원의 고병수 원장은 개원 초기 환자가 적었을 때 모유수유 교육의 성공 경험을 떠 올리며, 주치의제도가 잘 정착되면 치료 중심의 의료 현실이 많이 개선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였다. 주치의제도의 시행 가능성에 대해서는 우리나라는 개원의가 많고 의료수가가 낮으므로 주치의제도 도입에 의해 국민들의 진료대기 시간이 길어지는 불편이 없을 것이고, 작은 수가 보상으로도 많은 개원의들의 호응을 이끌어낼 수 있어서 다른 어느 나라보다도 주치의제도를 더 잘 시행할 수 있을 조건이 있는 것으로 내다봤다. 지정토론자인 고려의대 예방의학과 윤석준 교수는 주치의제도가 최근 보건의료 정책 의제로 부각되지 못하는 이유는 국민들이 그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하며, 단과전문 개원의들의 반대를 극복하는 것도 과제라고 하였다. 특히 자유로운 치료자 선택이 정착되어온 우리나라 현실에서 주치의제도 도입의 필요성과 이익을 국민들에게 설득해 낼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또한 건강증진이나 예방적 서비스에 대한 수가가 부재하고, 예방적 서비스에 대한 컨텐츠가 마련되어 있지 않으며, 이러한 서비스 제공에 대한 국민들의 경험이 부족한 현실을 보완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이야기하였다. 서울대 보건대학원 이태진 교수는 현재 주치의제도를 도입하는 데에 기대효과가 너무 낙관적인 반면, 추진세력이 뚜렷하지 못한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하였다. 현재 한국의 보건의료 시스템의 비효율성과 고비용 구조는 일차의료의 부실이 가장 큰 이유라고 진단하고, 동네의원이 대형병원과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경쟁해야 하는 상황 속에 일차의료가 제대로 자리 잡기는 힘들다고 이야기하였다. 그런데 현재 보건의료의 정책을 고민하는 그룹이나 정부도 일차의료 강화에 대한 비전이 부재하고, 그냥 일차의료를 시장에 맡겨둔 채 방치하는 듯하다고 안타까워하였다. 결국 일차의료의 강화와 주치의 제도 도입을 어떻게 정책적 의제로 부각시켜낼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하며, 특히 지불보상제도에 대한 구체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주치의의 Gate keeper 역할도 강화하되, 의료서비스에 대한 선택 자율성을 희생한 만큼의 의료소비자들에 대한 인센티브가 필요할 것이라고 이야기하였다. 이러한 인센티브를 잘 정리해서 국민들에게 주치의를 가지면 얻을 수 있는 장점을 잘 홍보해서 주치의제도에 대한 호응을 받아내야 할 것이라고 제안하였다. 마지막 지정토론에 나선 보건복지부의 홍정익 사무관은 아직 주치의제도에 대한 구체적인 상은 없지만 노인의료비의 증가, 3차 의료의 비대, 전체 의료비 상승 등에 대한 해결책 중 하나로 주치의의 필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도 부각되고 있는 것 같다고 언급하면서도, 의료공급자들의 반대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가 난감하고, 국민들의 호응도 부족한 상황에서 추진하기가 쉽지만은 않다고 이야기하였다. 그러면서 현재 한국 보건의료의 여러 가지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한 장기적인 로드맵을 마련해가는 속에 주치의제도를 포함시킬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하였다.

그 외 여러 참가자들이 주치의제도 도입을 위한 여러 아이디어를 제안하였다. 건강정책학회 조홍준 회장은 주치의 제도를 기반으로 한 바람직한 일차의료의 모습을 국민들에게 어떻게 제시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면서, 국민이 원하는 주말진료, 전화상담 등을 어떤 방식으로 제공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것도 국민들의 호응을 이끌어낼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이라고 주장하였다. 좌장을 맡은 문옥륜 교수는 대학병원과 일차의료 기관간의 네트워크를 만들고 유기적 관계를 강화해 나가는 것도 고려해야 할 방안으로 제안하였다. 그 외 국가 건강검진과 주치의제도를 연결하는 방안, 주치의제도 도입을 위한 의료인력 교육과 관리에 대한 의견 등이 활발하게 제시되고 토론되었다. 토론을 지켜보며 일차의료의 강화를 위해 다 같이 지혜를 모으면 주치의제도 도입을 위한 더 좋은 방안들이 나올 수 있지 않을까 기대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