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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분석 10호] 보건의료 분야의 핵심 지방선거 공약, 도시형 보건지소의 현황과 과제 (김철웅,충남대)
 작성자(아이디) hpwebzine  작성자(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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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일 2010.05.11 23:43:53
 수정일 2010.05.11 23:4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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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통신]

 

[심층분석 10호]

 

 

보건의료 분야의 핵심 지방선거 공약,

도시형 보건지소의 현황과 과제

 

 

 

 

 

김철웅 충남대

 

 

참여정부의 핵심공약이었던 ‘도시형 보건지소’는 얼마나 설치되었나?

도시형 보건지소의 설치는 지난 참여정부의 핵심공약 중 하나였다. 당시 보건지소는 농촌의 읍면지역에만 존재하였는데, 이를 도시지역까지 확대하여 인구 5만 명 당 1개 정도의 ‘주민건강센터형’ 도시형 보건지소를 설치하겠다는 것이었다.

2004년 ‘고령화 및 미래사회위원회’의 대통령에 대한 국정과제보고에서 도시보건지소 설치에 대한 공약을 다시 한 번 확인하였고, 2005년 노무현 대통령의 취임 2주년 연설에서도 ‘공공의료 30% 공약은 반드시 이행하겠다“고 확언하였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도시지역에 720여개의 보건지소가 만들어져야 했지만, 지금까지 27개의 도시형 보건지소만이 설치되었다.

27개의 도시형 보건지소가 설치되는 과정도 매우 느리고 점진적이었다. 우선 도시형 보건지소의 모형을 제시하기 위해서 2003년과 2004년 2년에 걸쳐 세 번의 연구용역이 진행되었다. 그리고 연구를 통해 제시된 모형을 시범적용하기 위해 2년에 걸친 시범사업을 수행하였는데, 이를 위해 2005년에 7개 지역(서울 노원구, 부산 북구, 대구 북구, 인천 서구, 광주 서구, 전남 목포시, 경북 구미시)을, 2006년에는 3개 지역(대전 중구, 충남 천안, 제주시)을 각기 시범지역으로 선정하였다.

2007년이 되어서야 도시형 보건지소 설치가 ‘시범사업’이 아닌 ‘본 사업’의 형태로 시작되었다. 그동안 임대료와 운영비만을 지원하던 10개의 시범사업지역에 이때부터 시설 설치비를 지원하였고, 2009년까지 총 27개의 시군구에 도시형 보건지소가 설치되었다.

 

도시형 보건지소는 왜 설치하려고 했는가?

도시지역은 농어촌지역과 달리 민간의료기관이 광범위하게 분포되어 있으나, 사전 예방이나 건강증진에는 관심을 두지 못하고 있고, 질병 발생 이후에 찾아오는 환자에 대하여 치료와 투약위주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다. 그 결과 고혈압, 당뇨병 등의 ‘만성질환관리’, ‘재활보건’, ‘방문보건’ 등과 같은 필수적인 의료요구가 제대로 충족되지 않고 있었다.

예를 들어 2001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의하면 우리나라 30세 이상 성인의 고혈압 유병률이 남성은 34.4%(여성은 26.5%)에 달한다. 문제는 고혈압을 가진 성인 중 남자의 25%(여성의 40%) 정도만 항고혈압제를 복용하고 있었고, 남성의 7.6%(여성의 16.6%)에서만 실제로 혈압이 조절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렇듯 심각한 수준의 미충족 의료가 만성질환으로 인한 사망과 장애를 초래하고 있었다. 이는 노인과 장애인들의 삶의 질을 낮출 뿐만 아니라 우리사회에 심각한 경제적, 사회적 부담을 초래할 것이다.

현재 민간의료기관이 제대로 제공하지 않은 ‘만성질환관리’, ‘재활보건’, ‘방문보건’사업 중 일부는 공공보건의료기관이 제공하고 있다. 문제는 필요로 하는 미충족의료를 제공하기에 공공보건의료기관의 비중이 너무 낮다는 것이다. 2007년 현재 보건소, 보건지소, 보건진료소 등 일차의료수준의 의료기관은 3,473개로 전체 1차 의료기관의 11.7%(의원만 포함할 때) 또는 7.2%(치과의원, 한의원도 포함할 때, 2004년)에 불과하여 1차 의료수준에서 공공보건의료기관의 비중이 매우 취약하고, 민간의료기관이 압도적으로 많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민간의료기관으로 하여금 만성질환관리, 재활보건, 방문보건과 같은 필수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게 하는 방안을 제시해야만 미충족의료의 크기를 줄일 수 있다. 이를 위해 현재 보험급여가 되지 않는 예방서비스를 건강보험 급여항목에 포함시키고, 진료비보수지불방법을 개선하여 예방서비스 제공을 유도할 필요가 있고, 이를 통해 미충족요구를 일부 줄일 수도 있을 것이다. 이렇게 정부가 의료재정체계의 공공성을 확고하게 개선한다면, 그리고 이를 통해 정부가 의료제공체계를 충분히 통제하고 조정할 수 있다면, 우리나라가 영국이나 스웨덴의 경우처럼 1차 의료수준에서 공공의료기관의 비중을 대폭적으로 확충할 필요성이 적을 수 있다.

그러나 아무리 재원 조달 체계를 공공화한다고 하여도 민간의료기관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고, 이들과 ‘필수의료서비스’를 제공하려고 경쟁하는 공공의료기관의 비중이 매우 적다면 민간의료기관은 ‘필수의료서비스’를 제공하려고 경쟁하기보다는 새로운 비급여 항목을 개발하고, 이익을 창출하는데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일 가능성이 높다.

정리해 보면, 적정진료와 양질의 예방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합리적 공급자가 필요하고, 이런 행태가 민간으로 파급되어 실질적인 효과를 나타내기 위해서는 시장과 경쟁을 할 수 있을 정도의 양과 질을 갖춘 공공의료기관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논리로 참여정부 시기에 공공의료기관 30% 확충 정책으로 가시화된 것이며, 1차 의료부문에서 인구 5만명 당 도시 보건지소 1개 설치로 더욱 구체화 된 것이다.

 

도시형 보건지소의 사업내용은 무엇이었나?

2004년 당시 시범사업모형으로 제시된 도시형 보건지소의 필수 핵심사업은 방문보건, 재활보건, 만성질환 관리사업이었다. 그리고 이를 지역사회 자원과 협력하여 수행해야 한다는 원칙이 제시되었다. 사업의 접근방식과 필수사업 외의 선택사업은 시범지역 자율에 맡겼다.

시범지역에서는 다양한 주민들의 요구를 수렴하고 공급역량(보건소와 협력 가능한 유관기관 및 민간기관의 역량)을 평가하였으며, 자치단체장의 의지 등을 반영하여 각 지역별로 사업수행 내용과 방식을 결정하였다. 그래서 지역별로 사업수행 양상이 달리 나타났지만, 대체로 성과가 있었다고 평가되었다. 도시형 보건지소가 설치된 대부분의 지역에서 핵심사업(만성질환, 방문보건, 재활보건사업) 등록관리 대상자가 크게 증가하였고, 도시보건지소 이용자들의 만족도 수준이 95%, 향후 도시 보건지소를 이용할 의향이 있거나 주위 사람들에게 이용을 권유할 의향이 있다는 응답이 94.4%로 매우 높게 나타나는 등 상당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도시형 보건지소의 향후 과제는 무엇인가?

첫째, 필수사업인 지역단위 만성질환관리, 재활보건사업 등 예방사업의 비중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현재까지 설치된 27개의 도시형 보건지소에서 필수예방사업에 배치된 인력과 예산의 비중은 그리 높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필수예방사업을 수행할 전담인력을 추가배치하고, 지역사회자원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좋겠다. 예를 들면, 전국민 건강보험에 따라 지역가입자는 2년에 1회, 직장 가입자는 매년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실시하고 있는데, 건강검진 결과에서 나타난 유소견자 중 실제로 2차 검진을 하거나 질병을 제대로 관리하는 경우는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도시형 보건지소가 그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국민건강보험 공단과 협약을 체결하여 공동사업으로 건강검진결과 고위험 대상자들에게 필요한 건강관리 및 건강증진, 질병 예방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모형을 제시하고, 이를 민간의료기관에 적용할 수 있는 방안을 함께 마련하는 것이 좋겠다.

둘째, 지역사회 민간의료기관과의 협력이 요구된다. 필수사업인 지역단위 만성질환관리, 재활보건사업을 수행하려면 지역 내 민간의료기관의 지원과 협조가 필요한데, 아주 불가능한 것은 아니었다. 일부지역에서는 외래진료를 개설하지 않기로 하고, 지역의사회의 협력을 이끌어내기도 하였다. 지역의 협조와 동의를 얻기 위해서 필요하다면 민간 위탁형, 공공시설 임대형 등 다양한 형태의 도시형 보건지소 건립을 추진할 수 있다. 다만, 직접 운영형이 아닌 경우 관리 대상자를 분명히 하고, 이들의 고혈압 유병률의 감소, 투약률의 증가, 비만율의 감소 등 구체적인 지표를 관리하는 방법으로 세밀하고도 철저한 질관리 체계가 뒤따라야 실효성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셋째, 도시형 보건지소 설치를 위한 재원조달과 인력확보를 위한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시범사업 때에는 행정안전부가 도시형 보건지소 인력을 임시정원으로 인정해 주었고, 운영비도 지원하였다. 그러나 본 사업 이후에는 중앙정부가 건축비만 지원하고, 인력과 운영비를 지방정부가 조달해야 한다. 중앙정부에서 건축비로 약 10억원 이하를 지원하고, 연간 운영비는 7-8억원 이상이라서 지방정부로서는 만만치 않은 부담이 된다. 보다 적극적인 재원조달과 인력확보방안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매우 느린 속도로 설치될 것이고 재정자립도가 높은 지역위주로 도시보건지소가 만들어지게 될 것이다. 최근에 보건지소가 설치된 지역을 보면, 이러한 경향을 확인할 수 있다. 단기적으로 광역자치단체 차원에서 취약 기초자치단체를 지원하는 방안의 마련이 요구된다.

마지막으로 지역별로 보건지표를 측정하고 발표하는 사업을 질병관리 본부 등에서 강화하여야 한다. 이미 일부 시행을 하고 있으나, 측정 가능한 지표가 적고, 평가 결과에 대한 공개도 지자체들의 반발로 쉽지가 않다. 어느 지자체가 더 건강하고 더 오래 살며, 더 의료비를 적게 지출해도 되는지가 평가되고 발표되어 비교될 수 있도록 하고, 지방선거에서 이러한 결과가 투표에 반영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교육청 소관이라고 외면되던 무상급식 사업이 주목을 받으면서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것처럼 각 지방자치단체의 지역주민들의 건강에 관심과 책임을 느낄 때 도시형 보건지소 사업은 실질적인 성과를 내기 시작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