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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리포트 11호] 이명박을 반대하고 노무현을 넘어서야 하지 않나? (김종명,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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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일 2010.06.17 13:02:38
 수정일 2010.06.17 13:0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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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통신]

 

[현장리포트 11호]

 

 

건강정책세미나 참여후기:

이명박을 반대하고 노무현을 넘어서야 하지 않나?

 

 

 

 

 

김종명 의사

 

 

이명박을 반대하고 노무현을 넘어서야 하지 않나?

 

  지난 ‘한국의 조세와 재정, 그리고 사회재정의 조달방법’이라는 주제의 건강정책세미나는 매우 흥미로웠다. 국가재정문제에 대한 공부를 할 수 있는 매우 유익한 기회였다. 내가 국가 재정문제에 대해 접해보기는 이번이 두 번째 정도인 것 같다. 첫 번째는 지난 시민건강증진연구소의 오건호 선생님의 강의를 통해서 였다. 오건호 선생님의 글에서 국가재정문제, 특히 사회복지재정에 대한 현황과 우리나라의 조세의 문제점에 대한 지적은 국가 재정에 대한 나의 인식의 폭을 상당히 넓혀주었다.

  이번 황성현 교수의 발제에서는 이명박 정부의 감세정책과 작은 정부론이 얼마나 심각한 문제가 있는지를 구체적 수치를 통해 알 수 있었다. 노무현 정부 말에 최고에 이르렀던 2007년 조세부담률은 21%에서 2009년에는 20.4%, 올해에는 20.1%까지 떨어지게 된다. 감세의 효과이다. 또한 이명박 정부는 지난해 말 역대최고의 복지비중이었다고 자랑했는데 그 실상도 여과 없이 보여주었다. 실제로는 공적 연금과 건강보험 등의 자연증가분 때문이지 이명박 정부의 복지를 향한 의지 때문은 아니었다. 오히려 여타의 복지는 상대적으로 규모가 줄었다. 그런데도 역대 최대의 복지확대라고 주장하는 뻔뻔함하고는. 앞으로도 3년간 더 그 소리를 우리는 들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러면서 황 교수는 저출산, 고령화, 양극화, 성장잠재력 하락 등 시장이 해결해 주지 못하는 공공부문이 존재할 수밖에 없다는 점, 우리나라 조세부담률이 OECD국가에 비해 낮다는 점 등을 이유로 감세정책을 중단하고, 조세부담률 수준을 22~23%수준으로 늘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강의가 끝난 후 몇 가지 부분에 대해서는 질문을 하였다. 사실 익히 알려진 바와 같이 감세정책은 민주정부라 할 수 있는 김대중, 노무현 정부 10여 년 간 지속적으로 추진했던 것이다. 김대중 정부는 소득세율이 10~40%였던 것을 9~36%로 인하하였고, 노무현 정부는 다시 8~35%로 낮추었다. 이명박 정부는 한발 더 나아가 최고 세율을 33%로 낮추려 하고 있다. 법인세도 마찬가지였다. 1990년대 법인세율(이윤 1억 이상)은 32%였는데 김대중 정부 때는 27%, 노무현 정부는 25%로 낮추었고 이명박 정부는 다시 22%까지 낮추었다.

   이런 문제제기에 대한 황성현 교수의 답변은 달랐다. 증세냐 감세냐는 조세 세율을 낮추느냐 높이느냐가 아니라 조세부담률이 증가하였느냐 아니었느냐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맞는 말이라고 본다. 노무현 정부말에 조세부담률은 21%로 최고조에 이르렀다. 비록 감세를 하더라도 그것이 경제를 활성화시키고, 조세원을 증가시켜 결과적으로는 조세부담률 증가로 나타났으니 노무현 정부는 감세가 아니라 증세를 하였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나의 의문은 더 나아갔다. 과연 노무현 정부는 정말로 증세(조세부담률 인상)에 대한 의지가 있었을까. 사실 노무현 정부가 소득세율과 법인세율을 인하하지 않았다면 조세부담률은 21%가 아니라 그 이상으로 증가하지 않았을까 라는 점이다. 즉, 조세부담률이 더 증가할 수 있었던 것을 감세로 인해 증가폭이 완화되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여기에다가 이명박 정부가 노무현 정부의 증세정책인 종합부동산세를 무력화시키고, 더욱 세율을 낮춘 것이 조세부담률 증가폭을 꺾고 오히려 감소시키지는 않았을까 라는 것이다. 사실 이에 대해 추가로 질문하고 싶었으나, 그러하지는 못했다. 상식적으로 경제가 성장하게 되면 세율을 유지하더라도 추가로 형성된 소득이 있고 그에 대해서는 더 높은 세금을 부과하게 되므로 조세부담률은 증가하게 되는 것은 당연하지 않나 싶다.

  더불어 황성현 교수가 저출산 고령화와 복지확대를 위해서는 조세부담률 수준이 22~23%정도는 되어야 한다는 점에 대해서도 의문이 든다. 현재 GDP 규모를 100조라 할 때 조세부담률 1%면 10조다. 2007년 노무현 정부 말에 최고조에 이른 21%보다 1~2%, 즉 10조~20조 정도 국가 재정이 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돈으로는 제대로 복지를 확대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지 않을까 싶다. 건강보험만 하더라도 90%정도의 보장성을 위해서는 올해 기준으로 12조가 필요하다. 거기에 대학의 무상교육까지 이룩하려면 추가로 10조이상이 필요하다. 그 외 보육문제, 주택문제, 비정규직 문제, 노후 문제 등 그마나 우리나라가 OECD정도의 살기 괜찮은 삶의 수준을 위해서는 이 정도로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판단이다. 오건호 실장은 우리나라가 OECD수준의 복지를 누리기 위해서는 대략 110조원의 복지 재정 확충이 필요하다고 하였다.

  다른 한편, 황성현 교수는 국방비도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현재 우리의 국방비 규모는 대략 20조원 정도이다. 보통 우리의 국방비 지출은 남북대결구도의 산물로 불필요한 것으로 인식되고 있고, 남북 화해와 평화국면의 조성으로 국방비를 줄이고 그 대신 복지를 늘려야 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진보진영의 인식이다. 뭐 진보진영이 국방비 문제에 대해 얼마나 깊은 이해를 가지고 있는지는 모르겠고, 그런 입장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접해보진 못했지만 말이다. 어찌되었든 장기적으로는 살상 무기를 개발하기 위해 국방비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남북평화를 정착하고 군축을 통해 국방비는 줄여야 하는 것이 우리의 과제가 아닐까 싶다. 물론 그것이 당장의 의지로 결정될 순 없고 전적으로 남북이 얼마나 평화와 공존으로 나아가는데 서로 합의하느냐에 따라 결정될 것이긴 하지만 말이다.

  결론적으로, 나는 우리 사회가 좀 더 풍요로운 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노무현 정부 수준의 복지재정 확충만으로는 어림없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 이명박 정부의 감세정책은 반대해야 하지만, 그런다고 노무현정부의 재정 정책 정도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그 이상으로 넘어서야 할 것이라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좋은 강의를 해주신 황성현 교수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